김연갑의 아리랑 - 국악신문



  기미양(2010-11-26 15:05:47, Hit : 529, Vote : 68
 2010-06-01 진도아리랑의 세계(상)

진도아리랑의 세계(상)
                                                              김연갑/(사)한민족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
소리판, 노래판을 여는 소리
아리랑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나 ‘아리 아리랑····’ 또는 ‘아라리가 났네’를 여음(후렴)으로 쓰는 노래로서, ‘아리랑’이란 곡명은 여기에서 연유했다. 일반적으로 서울경기의 본조아리랑, 강원도의 정선아라리, 호남의 진도아리랑, 경상도의 밀양아리랑을 우리나라 ‘4대 아리랑’이라고 하여 대표성을 부여하였다.

각 아리랑의 후렴은 다음과 같다.
정선아라리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를 나를 넘겨 주오
서울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밀양아리랑
   아리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어절씨구 아라리가 났다
진도아리랑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응 아라리가 났네

모든 아리랑의 후렴에서 ‘아라리’가 후렴소(素)로 존재하여 동일체의 요소임을 알 수 있다. 이를 굳이 문화전파의 결과로 보거나 인간 행위의 보편적인 현상으로 보거나 간에 의미 있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아라리’를 모든 아리랑이 담고 있어 이것이 어원의 최소 실사(實辭)이며, 동시에 동일성의 단서, 즉 한민족의 DNA임을 알게 한다. 결국 아리랑이란 ‘아리랑’ 또는 ‘아라리’를 함유한 2행의 후렴 여부가 장르적 정체성을 확정 시켜주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진도아리랑은 흥과 멋이 흥건한 육자백이토리(idiom)에, 남도의 섬들을 전승지로 하고, 주로 여성들이 부른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 아리랑이나 시속의 잡가들과 변별성을 지닌다. 진도아리랑은 남도음악권 중 무악(巫樂)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음악으로, 매개자(무당/샤만)가 춤과 노래로 접신하여 황홀경 또는 무아지경에서 신을 즐겁게 하여 살아있는 이들의 바램을 성취시켜려는 과정에서 연주되는 음악이다. 그러므로 이 무악은 즉흥성과 신명성이 그 생성구조를 이룬다. 이는 많은 아리랑 중에 진도아리랑만의 속성이다.
이런 사실을 바탕으로 남도음악, 그 중에서도 전라도의 잡가(雜歌) 진도아리랑에 한정해 그 위상을 정리한다면, 우선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을 할 수 있다. 그 하나는 남도에서 기능을 초월하여 어느 소리판에서도 불린다는 ‘소리의 개방성’, 둘은 화자(話者)가 주로 여성이라는 ‘사설의 여성성’이고, 셋은 남도음악의 기층인 ‘무악적 육자배기조의 음악성’을 들 수 있다.
진도에서 소리판이나 놀이판을 열고 닫는 소리는 거의 진도아리랑이다. 시작과 휘날레로 장식된다.
진도의 ‘노래사랑’은 진도군 지산면 소포리의 70년대 ‘노래방’의 존재인데, 이는 우리나라 ‘노래방 역사’라는 사실에서 상징적으로 축출된다. 이렇게 노래 부르기가 생활의 일부라는 점에서 일상적이며, 다분히 즉흥적인데 당연히 진도아리랑으로 노래판의 장을 열고 닫았다.  
연구가 박병훈선생 조사(90년대 진도군 의신면 돈지리)의 경우, 이 최초의 노래방 소리판의 구성은 적게는 서너명으로 시작해서 예닐곱 명이 무반주로, 크게는 20여명 내외로 남성이 북 반주를 맡는 판이다. 사설을 매기는 선소리는 주로 여성들이 맡고, 고정적인 후렴인 뒷소리는 모두가 함께 참여한다.
서너 순배 정도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사설로 불려진다. 예컨대 진도아리랑의 제1절로 불려지는 사설은 다음과 같다.
“문경 새재는 몇 구비냐/ 구부야 구부구부가 눈물이로구나”로 시작되고, 초성 좋고 비위살이 좋은 이가 자극적인 사설이나 재미있는 창작 사설을 불러 웃음판을 만들면 이내 춤이 곁들여지고 판이 다음 사설과 같이 걸판진다.
“베개가 낱거들랑 내팔을 베고/ 아실아실 춥거들랑 내품에 들게”
이런 남녀 간의 정분 얘기는 성능력이 여법하지 못한 남정네나 그의 어머니(시어머니) 또는 무능한 시아버지를 비아냥하는 사설로 이어져 왁자자껄한 놀이판으로 변해간다. 이때는 매기는 사설을 좌중이 돌아가며 주고받는 돌림노래 윤창(輪唱)이 된다. 이 윤창은 즉흥성의 폭이 넓어지며 노래 부르기가 놀이로 전이되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으로, 노래 자체로 긴장을 풀고, 사설을 주고받는 놀이로 충족하는 ‘노래와 놀이판’인 것이다.

                        ~ 다음호로 ~




2010-07-29 일본 속의 아리랑
2010-05-26 ‘아리랑과 함께 30년’에 대한 각주(脚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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