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갑의 아리랑 - 국악신문



  기미양(2010-11-26 14:56:26, Hit : 455, Vote : 71
 2006-06-05 영화<아리랑>개봉 80주년, 누가 어떻게 기념할 것인가? 161호

아리랑은 우리 근대사의 증언록이다. 단적으로 영화<아리랑>이 일제강점기 항일 저항사의 영상 기록이라는 점에서 확인이 된다.
총독부가 <아리랑> 개봉 당일부터 주제가 노랫말이 불온하다는 이유로 가사가 수록된 <선전지> 1만매를 압수하고, 주제가를 담은 음반 판매를 금지시켰고, 극장 내에 경관을 임석시켜 변사의 해설 내용을 감시 했다. 그런데도 <아리랑>은 용케도 전국을 두세 바퀴나 돌고, 그 특유의 저항성과 자생력으로 제2, 제3의 <아리랑>을 낳았고, 일본과 중국에 까지도 건너가 항일 민족운동의 동지로 활동 했다.

또한 그 장르상의 확산에서도 문학?연극?가요?창극 등으로 확산을 거듭해 충실하게 역사를 기록했다. 당연히 그 성격도 보다 적극적으로 변해 ‘광복군아리랑’과 ‘꺼꾸로아리랑’과 같이 항일가로의 성격 변화를 거쳐 민중가로 확산되면서 ‘민족의노래’로 상징화 하기도 했다.
이렇게 <아리랑>은 근대민족사 속에서 나름의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이의 없이 민족 구성원 모두에게서 영화<아리랑>은 민족영화 제1호로 꼽히게 되었고, 주제가는 ‘시대의노래’요 ‘민족의 노래’로 불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역사성과 의미를 지닌 영화<아리랑>이 개봉 80주년을 맞게 되었다. 바로 오는 10월 1일이 그 뜻 깊은 날이다. 그런데 이날은 유감스럽게도 “제국의회의 협찬으로 총독부 신 청사가 견뇌하고 장중하게 낙성됨을 경하한다. 차 조선통치에 총력함에 이를 보효하고...”라는 조선총독부 청사(전 중앙청 건물?전 중앙박물관) 신축 낙성식에서 조선총독 사이토(齋藤實)가 <청사의 신축을 의의 있게 보효함>이란 제목으로 기념사를 한 날이다. 사실 1926년이란 시점은 일제가 식민지 정책을 수립, 실시한 지 16년이 되는 해로 어느 정도 자신을 갖게 된 시점이고, 3.1운동을 진화시킨지 7년째 되는 시점으로 총독부로서는 말 그대로 자리가 잡힌 시기이다. 말하자면 전 조선의 모든 분야를 완전 장악했다고 장담하는 때였던 것이다.
어쨌든 조선총독부 청사가 낙성되고, 총독이 식민지 정책 수행의 준비를 완료했다고 호언장담하던 시각, 감독, 주연, 작가, 주제가 작사까지 맡아 한 나운규는 일단의 악대를 거느리고 안국동 로타리를 휘돌아 <단성사>에 이르며 저들을 비웃으며 <아리랑> 개봉 사실을 알렸다. 그날 저녁 5시 <아리랑>은 개봉되었다.
이렇게 나운규는 이 날을 무력화 시키기 위해 날자를 앞당겨 개봉한 것이다. 그러니 이런 성향의 나운규가 만든 영화였으니 당시 조선인이면 누구나 봐야하는 영화로 확산 되었던 것이다.

“ ....나는 도망 다니면서 사람들이 독립을 다 잊어버린 것이 아닐까 하고 의심하고 회의했었다. 허나 그건 외로움과 두려움에 몰리고 있는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이었다.
「아리랑」을 보고 내 잘못을 깨달은 거지. 활동사진에 그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노래가 그렇게 퍼져 가는 건 뭘 말하는 것인가. 그건 바로 조선 사람들이 가슴가슴 마다 독립의 염원을 뜨겁게 품고 있다는 증거 아닌가.”

조정래의 소설《아리랑》에서 두 주인공이 영화 <아리랑>을 본 뒤에 나눈 대화 일부이다. 영화 <아리랑>의 명성과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3.1운동의 탄압으로 모든 민족 지도자가 망명하고, 투옥 당하고, 변절하여 국내에서의 민족운동이 거의 소멸, 지하화 한 시기에 영화<아리랑>이 그 공백을 메운 것이다.
바로 이 영화<아리랑> 개봉을 기념하여 나운규의 작가정신과 영화정신을 계승해야 하는데, 과연 누가, 어떻게 이번 80주년을 기념할까? 아직도 그 작가정신과 영화정신은 이 시대에도 유효하기에 예사로 넘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연갑/ 국가상징연구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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