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갑의 아리랑 - 국악신문



  기미양(2010-11-26 14:45:05, Hit : 371, Vote : 73
 2002-08-21 8월 그리고「아리랑」

사발 그릇 깨어지면 두세 조각이 나는데
                            38선이 깨어지면 한 덩어리 된다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날 넘겨주오


필시 이름 없는 어느 농투산이들이 해방공간 아니면 한국전쟁기 쯤에서 부르기 시작했을 이 ‘38선아리랑’은 아리랑 6천 수 중의 하나이다. 어떤 시인이 있어 민족 분단의 아픔을 이보다 더 절실하게 노래할 수 있었겠는가. 이 8월에 한번 쯤은 불러 볼 만한 노래말이다.
사전적으로는 그저 죖아주 오래 전부터 불려져 오는 대표적인 민요의 하나’ 쯤으로 설명하지만 기실 아리랑은 단지 민요만이 아닌, 민요 그 이상의 노래인 것이다. 그렇게도 많은 한문으로 지어진 이 땅의 문집(文集)·지지(地誌)·족보(族譜) 어디에도 단 한 줄도 기록해 놓지 않은 것을 순전히 할머니와 어머니의 가슴과 입으로만 전해져 축척한 민중의 참말(眞言)이다.
음악적인 갈래로는 50여 종, 노랫말 연 수로는 6 천여 수, 전승 지역으로는 남북은 물론 해외 146개국 전 교포사회, 이것이 아리랑의 총체적인 모습이다. 하나의 노래가 이렇게 많은 종류와 노랫말을 갖고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다는 것은 놀랍고 신비로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아버지 어머니” 조차도 우리말로 못하는 교포 3세들일지라도 아리랑만은 우리말로 부르는 유일한 노래이니 그렇지 않은가?
더욱이 단지 고여만 있는 노래가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시대상을 반영하며 생명력을 이어 오는가하면, 모든 분야와 형태로 능동적으로 확산하여 기층을 이뤄 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름의 시대정신을 담아 그 역할을 해오고 있으니, 이는 아리랑이 ‘역사의 노래’이면서 ‘노래의 역사’임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리랑의 시대정신, 그 긴 세월동안 지켜오고, 그 많은 노래말이 반영하고 있는 아리랑 정신이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사랑을 기저로 한 저항정신·연대와 대동정신·해원상생(解寃相生)정신, 이것이 바로 아리랑의 3대정신이다.
동학농민전쟁 현장에서, 의병전쟁 현장에서, 그리고 일제하의 수많은 항일투쟁 현장에서 아리랑은 통문(通文)과 암호로써 또 때로는 군가와 애국가로서 제 역할을 해냈다. 일제의 식민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조선총독부 건물 완공 기념식 날인 1926년 10월 1일에 맞춰 개봉한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 결코 조선이 제국주의 야욕에 희생되지 않으리라는 의지를 서구 지식인들에게 외친 김 산의 , 반드시 광복군의 힘으로 국내 진격작전을 성공시켜 조국을 찾겠다는 신념을 담은 김 구의 광복군아리랑, 이들 모두는 아리랑의 저항정신(항일정신)을 시대정신으로 반영한 예이다. 이러한 저항정신은 일제하에서는 물론 해방공간과 한국전쟁기를 거쳐 70년대까지의 아리랑에 흐른 거대한 저류였다.
그러다 80년대 들어 이산가족 상봉(’85)이 실현되는 등 남북간의 각종 교류(’89년 윤이상통일음악회)가 이뤄지면서 아리랑이 중요한 실마리로 역할을 하기 시작 했다. 그 하나가 남북 단일팀 단가(團歌)를 아리랑으로 합의한 사실이다. 이는 40년 판문점 남북회담 사상 유일한 동일안(同一案)· 합의라는 쾌거를 거둔 것이다.
이때로부터 아리랑의 시대정신이 저항성에서 연대와 대동성으로 전이(轉移), 거대한 저류로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오늘 우리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대정신이 있다면 그것은 남과 북, 나아가 146개국 교민이 함께하는 한민족공동체 실현을 이끌어내는 연대와 대동정신이 아니겠는가. 북한은 지난해 말 <아리랑축전> 개최를 알리면서 “세상 사람들은 <아리랑>을 비롯한 우리의 민요들을 잘 알고 있다. 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훌륭한 우리 민요들은 국제적 친선과 연대성을 위한 힘 있는 수단들로 되고 있다.”고 함으로써 아리랑의 시대정신을 통해 민족문제 해결의 실마리로 삼고자한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인식은 “민족의 슬픔과 기쁨의 력사가 비껴있는 노래<아리랑>을 주제해명의 기본 수단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저리게 했던 <아리랑>을, 오늘 떨치는 낭만과 긍지에 넘친 행복의 <아리랑>으로 세상에 제시하려 한다”고 했고, “아리랑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세계를 향한 메시지”이며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 거듭되는 외세의 침략과 압력을 물리치고 평화와 친선을 도모하는 나라의 이미지를 부각시켜 세계를 향한 평화의 메시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한데서 명확히 알 수가 있다.
그러니 실로 남북은 물론 세계 교민사회가 공유하는 민족언어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 팔월에는 한번쯤은 ‘민족’·‘통일’ 그리고 아리랑을 함께 아울러 생각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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