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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영자(2004-04-12 19:27:51, Hit : 2184, Vote : 113
 『아리랑』혁명가 김산, 시대 속에 묻히다.

『아리랑』혁명가 김산, 시대 속에 묻히다.


내가 그의 이야기를 처음 들었던 것은 중학교 때였습니다. 우리 반 애 중에 하나가 대학교 다니는 오빠의 책을 읽었는데, 감명 깊은 책이라고 꼭 읽어 보라며 『아리랑』이란 책을 권하더군요. 왠지 <아리랑>이란 단어가 고리타분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에 그냥 흘려듣고 말았죠. 근데, 고등학교 때 광복절 특집으로 MBC에서 다큐멘터리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서―김산,홍진에 묻힌 불꽃삶>을 방영했었죠. 제가 좋아하는 이육사의 시가 처음에 나와서 보기 시작한 방송이었는데, 이걸 보고 당장 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리랑』은 님 웨일즈라는 필명을 쓰는 헬렌 포스터 스노우 여사가 쓴 책입니다. 1930년대 당시 기자였던 님 웨일즈는 격변기의 중국에 도착했죠. 그 곳에서 남편 에드가 스노우를 만났구요. 1937년에 그녀는 장개석 국민당 군대의 포위망을 뚫고 연안에 갑니다. 그해 여름 그녀는 노신 도서관에 영문책자 대출목록을 보다가 수없이 등장하는 이름을 발견하게 되죠. 이정도의 독서량이라면 영어로 대화도 가능하겠다고 생각한 그녀는 그를 수소문하게 됩니다. 어렵사리 만나게 된 그가 바로 김산이었죠.  

  

김산. 1919년부터 1938년까지 중국 대륙을 누비며 자신의 생애를 중국혁명에 던진 인물이었으나 중국공산당으로부터 일본 스파이로 몰려 극비리에 처형됐었다고 합니다. 그는 사회주의자이면서도 무정부주의자였고 민족주의자이기도 했죠. 하지만, 님 웨일즈의 책 속에 김산은 어려운 시절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받쳐 자신이 믿고 사랑하는 것을 위해 싸운 한 사람이었습니다. 다큐멘터리에 나왔던 중국에 있는 김산의 아들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저희 아버님은 진정한 혁명가셨습니다."  

  

국사책에서 배웠던 우리의 독립운동 역사 속에는 오직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민족주의 독립지사들만이 남아있을 뿐이었죠. 그러던 중에 읽었던 『아리랑』은 저에게 일종의 새로운 세계였습니다. 남북이 대립하는 우리나라에서 공산주의자(혹은 빨갱이)라는 포장지로 싸여 접근금지라는 딱지가 붙어있던 상자를 연 기분이었죠. 책에 나온 여러 사회주의자들과 아나키스트들의 사상과 활동은 놀라웠습니다. 사학과에 들어와서 <독립운동사>에 대해 배우면서 민족주의계열의 운동에 결코 지지않을만큼 사회주의계열의 운동 또한 대단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새는 좌우의 날개가 같이 있어야 날 수 있는 법인데, 전 한 쪽 날개로 우리 독립운동이 유지된 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역사적 사실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게 좀 서글프기도 했습니다.  

  

이 책의 서장에 웨일즈는 조선인인 김산에게 젊은 시절 이야기를 해달라고 청하죠. 김산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내 젊은 시절이요? 틀림없이 나는 이제 겨우 서른 두 살밖에 안되었지요. 하지만, 나는 내 젊음을 어디에선가 잃어버렸답니다. 어딘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그렇게 역사 속에서 젊은 시절을 잃어버리고, 미래를 잃어버렸고, 동료들에게 배신당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후회하지 않으세요?"라고 질문한다면 "너무나 힘들었지만, 후회하지 않습니다"라는 대답을 듣지 않을까 싶네요.  

  

P.S.: 김산이라는 이름은 웨일즈가 그를 보호하기 위해 제안했던  이름

        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그가 실존인물인가라는 점이  오랜시간

        논란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가 공산주의운동 때문에 수많이

        가명을 쓴 것도 한 요인이었답니다. 그의 본명은 장지락이라는

        게 결국 밝혀졌습니다. 제가 산 책은 동녘에서 나온 『아리랑』

        이었는데,『아리랑의 노래』라는 책으로 새로 나왔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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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2-19, 인터넷에서 퍼옴







▲ 김산과 님 웨일즈의 <아리랑>. 김산, 그는 1905년에서 1938년에 걸쳐 불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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