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아리랑 노래 5종 다시 찾았다
동래아리랑ㆍ신조아리랑 등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일제 강점기 때 널리 불렸으나 6.25 전쟁 등 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사라졌던 아리랑 노래 5종이 다시 빛을 보게 됐다.
음반사 신나라(회장 김기순)는 동래아리랑, 신밀양아리랑, 신조아리랑, 가야금병창 아리아리랑, 아리랑타령 등 묻혀 있던 아리랑 음반을 발굴, CD로 발매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이 음반들은 모두 유성기음반(SP음반) 형식으로 옛 앨범 수 만 장을 소장한 김기순 신나라 회장이 30여 년에 걸쳐 전국 곳곳을 뒤진 끝에 찾아냈다.
오케이레코드사에서 1937년 발매한 동래아리랑은 민요가수 서영신이 피리 반주에 맞춰 부른 2분54초 길이의 아리랑 노래. 음반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군데군데 삭제됐지만 "정든님은~간곳없고 / 철산바다 부는바람 마디마디 눈물일세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넹겨주게 / 동래온천 진달래는 눈속에도 피건마는 / 한번가신~우리님은 봄철에도 안오시네"라는 부분은 선명하게 들린다.
1934년 오케이레코드 음반으로 나온 신밀양아리랑은 밀양아리랑 곡조와 거의 비슷하나 사설이 더 긴 특징을 갖고 있다.
신조아리랑(빅터레코드사ㆍ1930년)은 당대 최고의 명인이었던 이중선과 표연월이 노래하고, 백낙준이 거문고 반주를 맡아 녹음한 곡으로 아리랑의 기본형인 '본조 아리랑'에서 파생됐다. '본조 아리랑'은 1926년 춘사 나운규가 감독과 주연을 도맡은 영화 '아리랑'의 주제가를 의미한다.
가야금병창 아리아리랑(시에론레코드사ㆍ1933년)은 당대 남성 최고의 가야금 병창이었던 한성기가 가야금을 뜯으며 밀양아리랑과 함께 불렀다.
1960년대 초반 발매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리랑타령(킹스타)은 '본조아리랑'에 기반한 노래로 민요가수 김옥심이 불렀다. 현재 북한에서 불리는 '아리랑'과 가까운 형태라는 것이 음반사 측 설명이다.
김연갑 한민족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는 "일반인들의 뇌리에서 사라졌던 아리랑을 이처럼 한꺼번에 여러 곡 찾아낸 것은 획기적"이라면서 "이번 발굴은 아리랑이 실제로 지방 곳곳에 다양하게 퍼져 있었음을 입증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동래아리랑은 부산 지역에서 불렸던 아리랑으로는 처음 확인된 것"이라면서 "도시 규모가 크고 지역적 자부심이 대단했던 부산도 고유의 아리랑을 갖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찾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또 "밀양아리랑의 아류인 신밀양아리랑의 경우 당시 밀양아리랑 음반이 얼마나 많이 팔렸는가를 방증하는 의미가 있다"면서 "오늘날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 비슷한 속편이 나오는 것을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리랑은 사상과 계급을 초월하면서 민족의 정서를 반영하는 노래"라면서 "아리랑처럼 하나의 노래가 기본적인 뼈대를 공유하며 전국적으로 다양하게 존재하는 예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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