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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사람들> '아리랑 박사' 김연갑씨" 2006.06.06


"아리랑 시원은 고려 말 한시" 주장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정선아리랑의 시원이 고려 말 학자 목은 이색(牧隱 李穡.1328-1396)이 지은 한시(漢詩)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돼 있는 정선아리랑은 국내외 50여 종 아리랑의 뿌리가 된 '대표 아리랑'이다. 따라서 정선아리랑의 시원은 곧 모든 아리랑의 시원과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색 한시설(說)'을 주장한 주인공은 '아리랑 박사'로 통하는 김연갑 한민족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 그는 7년간의 연구 끝에 최근 완성한 저서 '아리랑 시원설 연구-정선아리랑과 목은 이색'(도서출판 명상)에서 이 같은 주장을 폈다.

"아리랑에 대한 연구가 붐을 이루고 있지만 정작 아리랑이 도대체 뭔지, 그 시원에 대한 연구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어요. 외국인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도 바로 이 문제지요. 사실 굉장히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였지만 아리랑 연구가로서 양심상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어요."

정선아리랑 시원에 대한 연구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 강원도 지방에서 거의 정설처럼 전해지고 있는 설은 바로 '고려 충신설'.

고려 말 이성계에 반대해 정선에 은거하던 7명의 충신(칠현)들이 '누가 내 마음을 알리오'라고 애소한 말 '알리'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알리'가 3음절화해 '아라리'로, 다시 '아리랑'으로 변형됐다는 주장이다. 정선 지역에는 이들 '칠현'의 충절을 기리는 칠현비도 세워져 있다.

하지만 김 상임이사는 "칠현의 시를 연구한 결과 아리랑의 시원이 될 만한 단서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신 이들 칠현을 비롯한 고려 말 충신의 대부격인 목은 이색의 시에서 시원이 될 만한 증거들을 발견했다는 주장을 폈다.

현재 전해지고 있는 이색의 시는 5천여 수에 달한다. 이를 번역한 문집이 현재 11권 분량으로 나와있으며, 김 상임이사는 이를 세 번이나 정독하며 연구했다.

그는 "이색 문집 가운데 '누가 내 마음을 알리오'라는 한탄조의 시, 즉 정선아리랑의 정서와 유사한 시가 전체의 7% 정도로 집중적으로 나온다"며 "특히 이색의 한시 일부를 번역한 내용이 정선아리랑 가사에 그대로 등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색이 실제 정선 지역을 네 차례 방문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칠현의 한 사람인 전오륜의 어머니가 이색 부인의 언니였다"면서 "정선이라는 지역, 또 칠현과도 밀접한 관계였던 이색의 시가 당시 칠현들 사이에서 읊어지다가 정선 지역민들에게 퍼지면서 아리랑으로 전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상임이사는 또 "고려가요 '청산별곡'의 후렴구 '얄리얄리 얄랑셩',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도공들이 부른 '이쯔키 자장가'의 후렴구 '아로롱 아로롱 아로롱바이', 아리랑의 '아리랑 아리랑 아리리요'가 모두 하나의 시원에서 퍼진 것으로 추측된다"며 "이 역시 이색의 시가 그 뿌리가 아닌가 한다"고도 덧붙였다.

한민족아리랑연합회는 1983년 나운영, 고은 선생을 중심으로 결성된 '아리랑 기행'이 그 전신이다. 88년 '모임 아리랑'을 거쳐 1994년 사단법인 한민족아리랑연합회로 재창립했다.

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김 상임이사는 1986년 국내 모든 아리랑의 가사 6천 수를 정리한 첫 책을 펴낸 후 이번까지 모두 6권의 아리랑 연구서를 발간하는 등 20여 년간 아리랑 연구에만 매달려왔다.

24일 철원 비무장지대(DMZ)에서 열리는 '아리랑 평화 페스티벌'을 전후해 국내외 아리랑 연구가, 학자들과 함께 '아리랑 세계화위원회'를 발족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아리랑' 같은 민족의 노래는 찾아볼 수 없다"며 "다음 연구 과제는 한 민족을 하나로 모으는 이 거대한 '아리랑의 힘'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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