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갑의 아리랑시

             메아리 , 그 아라리를 누가 들었다 하는가


                                       김 연갑
              
            울울창창 숲으로만 산이었던 그적에
            넘실넘실 물결로만 강이었던 그적에
            눈보라 억수장마로만 들이었던 그적에
            아라리는 '메(山)아리'였다

             곤드레 딱주기 님의 맛으로만 살았던 이들의
             산판 목도 뗏일로만 살았던 이들의
             한 뼘 하늘답 땅떼기로만 살았던 이들의
             아라리는 소리였다 노래였다

              성마령 꽃베리 산멀미의 '숨비소리'였다
              된꼬까리 황새여울 물굽이 아찔한 절규였다
              아우라지 물결에 몸던지는 아랑의 흐느낌이었다
              아라리는 그것들의 울림이었다 물림이었다

              모천 아우라지 강에서 그 전설을 기억해 내지 못하는 이 
              누가 아라리를 들었다 하는가
              화전밭 이랑의 아지랑이에 눈 시려하지 않는 이
              누가 아라리를 들었다 하는가
              메밀떡 감자밥 그 거친 맛 달게 먹지 못하는 이
              누가 아라리를 들었다 하는가
              산의 산 물의 물 거기 있는 정선 땅을 발 시리게 밟아보지 않는 이
               누가 아라리를 들었다 하는가

               그 후 오랫동안 
               누가 아라리를 들었다 하는가
               누가 아라리를 들었다 하는가

아리랑세상 김 연갑 거친 바람도 아우라지에 이르면 이네 아라리가 된다 아라리는 다시 메아리로 떠 돌다 물길을 타고 산길을 타고 흘러내려 아리랑 세상을 만든다 아리랑 세상을 만든다

아리랑 산천에 김봉산 이 땅 산천이 푸르러 그리워지면 누군가 날 불러 오라지 않아도 환장할 숨가쁨으로 달려가리라 봄 여름 가을 겨울 빛으로 색으로 아리아리 쓰리쓰리 꽃으로 피어나면 한달음 마음으로 달려가리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산천에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의 꿈 - <밀양아리랑의 밤>에 붙여 - 김 연갑 꿈꾼다 밀양남천강진도석성정선아우라지에서 정월대보름날서울광화문통에서'아리랑난장'을벌여 아∼ 흥-청 흥-청 어 - 저얼씨구! 기억하는가 우리가 잃어버린 추임새와 어깨춤을 알고있는가 그것이 신명의 상실인 것을 아∼ 내일 내일은 그렇다 이 땅의 기운이 생동하여 이 민족의 신명이 충천하여 소리로 춤으로 그 - 득 그때가 거기가 '아리랑나라' 아리랑 나라에서 살고지고 '아리랑나라'에서 살으리랏다


      


 의병아리랑(Ⅱ) 
                  
                   김 연갑

따르리라 나서리라
님의 자취를 따라
가멸찬 맥박소리
거친 숨결까지 
따르리라 나서리라
오늘이 그날이어라

엄동의 시절
시려움으로 지샌날
오직하나였다
민족 해방 민족해방
이 땅을 안고 겨레를 안고
산화했다 님들은

미처 낫 들고 춤춘님
나운규
해방 등에지고 고개 턱에서
쓰러진 님 김산
진격! 진격을 빼앗겨 통곡한 님
김구

따르리라 넘으리라
님을 업고 넘으리라
열두 구비 고개고개를
님을 업고 넘으리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