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갑의 우리 노래 찾기 4
동포음악인의 배려
이런 현상들은 90년대 중반 이후 부터 빈번한 국제행사 개최에 기대어 일어난 일종의 붐이다. 그러다 보니 지역적 특징도 모호하고, 개최 시기도 집중되어 있고, 내용에서도 고유성이 없다.
이는 마치 80년대 전국 민속경연대회사가 지역 행사의 선망의 대상이 되어 모든 축제가 이를 향해 획일화되고 면 단위 지역축제까지 성행하게 했던 예와 같은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또 오래가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행사에 대해서 이제는 전면적인 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재검토의 대상에는 당연히 개최시기 문제를 비롯하여 고유성과 독자성에 대한 문제, 그리고 그 전체적인 내용 구성에 대한 문제일 것이다. 그럼으로써 전체적으로는 첨가하고 삭제하고, 이동시키는 내용상의 재구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 동포 예술인에 대한 배려라는 것이다.
사실 그 동안 우리는 입으로는 동포 사회의 기능과 역할을 강조해 왔음에도 그들을 진정한 한민족의 구성원으로서 대우하는데 소홀했음이 사실이다.
우리가 염원하는 진정한 민족 통합이란 것도 따진다면 남과 북만의 통일이 아니고 전 세계 127개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동포 사회가 하나로 아우르는 한민족공동체가 실현되었을 때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볼 때 동포 예술인들을 배려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또한 세계화 시대에 있어서도 그들이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이름 없는 대사들이며 문화의 첨병들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물론 그 동안 몇몇 동포 예술인들을 초청한 바가 없진 않았다. 중국의 방초선과 김설화, 러시아의 루드밀라남, 일본의 전월선 등등. 그러나 이들도 그런 배려에서 초청한 것이 아니라 일회성으로 초청한 것뿐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깊숙한 진면목을 제대로 발휘하지도 못하고, 그들이 돌아가 본국에 우리 문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역할도 하지 못하게 했다. 최근 루드밀라남은 한 화가를 통해 이런 아쉬움을 토론했다고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국력 낭비에다 교포 예술인들에게 조국에 대한 실망감을 안겨 주는 일이 되었던 것이다.
이제 우리들이 적어도 국악행사나 국악경연대회에서 만이라도 동포들을 참여시키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교육을 시켜 열악한 환경에서 민족예술을 계승하는 긍지를 그들에게 심어 주어야 할 것이다. 이는 우리가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란 사실에서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